Product Management Research #1 (RIDI - Market Research)
최근에 리디북스가 사명을 RIDI로 변경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우리가 알던 그 리디북스 맞다)
전자책이라고는 Apple Books로 영문판 소설과
한국 판타지소설 몇 개 뒤적거려 본 게 다인데
뉴스에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힐 정도로 성장했다고 하니,
궁금함이 마구마구 샘솟았다.
"K-Contents의 글로벌 진출"
요즘 한국 콘텐츠 시장의 강력한 키워드.
최근에는 카카오도 사우디와 싱가포르의 국부펀드의 투자를 받아 SM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와 마케팅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며,
IP확보를 위해 넷플릭스도 영화가 아닌 한국 드라마 등에 투자하고 있는 실정이다.
RIDI의 전신인 리디북스는 전자책 서비스를 통해 강력한 IP를 확보할 수 있는 상태이고,
기존 도서의 원작을 웹툰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고 보고
얩을 리뉴얼하고 웹툰과 웹소설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이번글에서는 RIDI에서 집중하고 있는 '웹툰'을 집중적으로 분석해 보기로 하자.
(사견임을 미리 밝힙니다.)
Product Manager로서 시장을 분석하고 새로운 전략을 세우는 방식은 다양하겠지만,
시장조사를 위해 가장 쉬운 방법부터 해보려고 한다.
- Who : 누가 사용하는가?
- When : 사용자는 제품을 언제 사용하는가?
- Where : 사용자가 사용하는 위치, 환경, 상황은?
- Why : 사용자는 제품을 왜 사용하는가? / 기업은 왜 이 제품을 만들었는가?
- How : 사용자는 어떻게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가? / 기업은 제품을 어떻게 활용 중인가?
- What : 그래서 이 제품은 무엇인가?
그래서 해당 제품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Who
아래는 KOSIS에서 2022년에 수집한 자주 이용하는 스마트기기 애플리케이션 1순위 통계이다.
도서/만화(웹툰 포함)의 전체 이용률을 2.2%
잘 안 보이니 크게 확대해 보자
연령별로 보면 10-19세가 7%, 만 10대 미만이 5.3%로 압도적인 수치를 보여주며,
20-29세가 3.3%, 그 외는 2%가량 혹은 그 미만이다.
한국은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이므로 대부분 고등학교를 졸업한다고 보고,
고졸이하 즉 학생신분이거나 졸업 후 바로 취직한 비율이 8% (물론 중퇴도 있을 수 있지만)
대학교를 진학하고 대학원 이상 재학 중인 비율이 7.6%다
즉 한국 통계청 기준 현재 웹툰을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 인원은 '학생'이다
그 뒤를 따르는 게 20~40대 성인들이 되겠다.
남녀의 비율도 KOSIS에서 조사한 자료가 있으니 같이 보자
아래는 2020년에 수집한 인터넷 만화웹툰 이용 빈도 및 이용 기기 현황이다.
웹툰을 이용하는 학생 중 비율을 남자 65.9%, 여자 76.9%로 약 10프로가량 여자 이용자가 더 많다.
이 자료만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대략적으로 한국에서는
19세 이하 여자 >= 19세 이하 남자 > 성인 여자 ≒ 성인 남자
순서로 웹툰을 이용한다고 추측할 수 있다.
(물론 실시간으로 조사한 자료도 아닐뿐더러, 몇 개의 통계로 단정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렇다면 글로벌 시장은 어떨까?
2023년 2월 Similarweb에서 webtoons.com 트래픽을 분석한 자료다.
18-24세의 비율이 37.21%로 여전히 나이가 적을수록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남자 58.90%, 여자 41.10%로 18%가량 차이가 난다.
When
웹툰을 주로 이용하는 시간을 살펴보자.
아래표는 ㈜글로벌리서치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보고한 2021 만화, 웹툰 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다.
주중 20:00 ~ 00:00 가 가장 높고
주말 22:00 ~ 00:00 외에도 13:00 ~22:00 도 2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아래 표는 시간대별로 나눈 결과이고 10대의 주중, 주말 18:00 ~ 22:00 가 매우 높은 수치다
주로 공부나 업무 끝나고 휴식 중인 시간과 잠들기 전에 웹툰을 본다는 걸 추론해 볼 수 있다.
이제 글로벌 시장을 보자
아래는 구글트렌드를 통해 3개 회사의 트래픽을 추정해 본 결과다.
주로 webtoon 트래픽이 높은 시간대는 KST 15:00이다.
그리고 주 검색 지역은 미국 서부-중부로 나타나며,
미국 서부-중부 표준시는 KST - 15:00~16:00이다.
즉 현지 시각으로 23:00~24:00 근처.
주간 단위 그래프를 보면 특정 시간대에 꾸준하게 트래픽이 몰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공부나 업무가 끝난 후부터 사용량이 증가하고,
잠들기 전에 가장 많이 사용한다고 추론해 볼 수 있다.
Where : 사용자가 사용하는 위치, 환경, 상황은?
보통 웹툰을 이용하려는 사용자는 Mobile이나 Web을 통해서 접속하려고 한다.
한국에서 웹툰 이용자들의 주 이용 기기는
'스마트폰' 78%, 'PC' 15.6%, '태블릿 PC' 5.7%, 'TV' 4.6%로
스마트폰이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App Store(US)와 Webtoon.com의 트래픽을 살펴보면
Google Play Store(us)에 누적 다운로드 횟수는 1억+, Ratings and Reviews는 305만 개.
App Store(us)에 누적 다운로드 횟수는 미공개, Ratings and Reviews는 27만 3천.
Google Play Store(us)에 등록된 Webtoon for PC의 Ratings and Reviews 250만.
2023년 2월 Webtoon.com의 트래픽은 470만.
스마트 폰뿐만 아니라 PC버전 앱을 설치하거나
Web을 사용하는 사람의 비율도 꽤 높은 걸 알 수 있다.
Why : 사용자는 제품을 왜 사용하는가? / 기업은 왜 이 제품을 만들었는가?
2019년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Youtube, Netflix 등
K-DRAMA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기업들이 늘어났고,
'더 글로리', '재벌집 막내아들' 등 K-Contents가
해외 사용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렇게 수많은 콘텐츠가 넘쳐나는 세상에 사람들은 웹툰을 왜 이용할까?
Quora에는 웹툰이 왜 인기 있는가에 대한 토론도 있다.
여러 가지 의견이 눈에 띄지만 몇 가지 동일하게 나오는 의견들을 종합해 보면
- 접근성이 좋다.
- 무료로 볼 수 있다. (광고가 없다)
- 아티스트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이 가능하다.
- 장르적 이점이 있다(Romance)
4가지 정도로 볼 수 있겠다.
스마트폰은 사람들이 항상 가지고 다니며,
컴퓨터로는 인터넷만 되면 사이트 접속이 가능하고
Youtube의 광고나 Netflix의 구독 정책과 다르게 무료로 볼 수 있으며,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작품에 코인을 사용해 지원할 수 있고,
사람들이 선호하는 장르의 작품을 많이 등록한다는 것.
덧붙이자면 웹툰이 읽기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저널도 나왔다.
Using Webtoon Comic as Media in Teaching Reading Narrative Text
그렇다면 기업은 왜 웹툰과 관련된 제품을 만들까?
2021년 5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인수한 Tapas를 보자.
작가들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Tapas는 좋은 작가를 많이 만들어 내는 것이 기업의 발전과 직결되어 있다고 보고,
실제로도 커뮤니티의 반응은 Tapas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artist가 많다는 편이다.
How : 사용자는 어떻게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가? / 기업은 제품을 어떻게 활용 중인가?
Why에서 얘기한 내용을 토대로 살펴보면
사용자들은 짧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좋아하는 작가를 후원하기 위해,
혹은 타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은?
RIDI는 경영철학에 맞게 인류의 정신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는 창구로 웹툰을 사용 중이며,
Storyteller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어 좋은 이야기를 계속해서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 이야기들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What : 그래서 이 제품은 무엇인가?
'웹툰'이란 사람들이 우리네 이야기 - Contents를 쉽게 접하고,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응원할 수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는,
IP가 묻힌 광산이라고 보면 되겠다.
그렇다면 RIDI에서 웹툰을 통해서 달성하고 자 하는 것이 뭘까?
네이버, 카카오 등은 한국 판타지 소설 등을 웹툰화하는 것만으로
자신들이 가진 IP를 쉽게 늘려나가고 있고,
그것들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Contents 경쟁에 우위를 점하고자 한다.
RIDI는 이미 전자책으로 나와있는 도서나 웹소설에 대한 IP를 사용해
다른 기업보다 훨씬 쉽게 웹툰화할 수 있고,
그것을 통해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이 목표로 보인다.
위의 시장분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Insight를 3가지 정도로 정리해 보자
- 기업들은 K-Contents의 IP를 이용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 많은 10~20대 사용자가 휴식 시간 동안 스마트폰/컴퓨터를 통해 웹툰을 이용한다
- Contents에 접근하는 것에는 무료인 것이 더 쉽지만, 좋아하는 작가에 대해서는 후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면 글로벌 시장의 가장 위험한 경쟁자는 누굴까?
단연코 말하건대 Youtube다.
네이버 Webtoon과 카카오의 Tapas가 아니냐고 얘기한다면 Similarweb Ranking을 보자.
Contents 시장에서의 Youtube는 Google Adsense를 통해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고,
Youtube Premium을 도입하여 구독을 통한 광고 제거를 유도하고 있다.
그러면 현재 Webtoon 시장의 수익 구조는 어떤가?
Naver Webtoon의 경우는 기본적으로 Daily Pass를 하루에 한 개씩 주고,
Daily Pass를 사용한 에피소는 14일 동안 볼 수 있다.
기다리기 답답하다면 한국에서의 미리 보기와 같은 Fast Pass를 사용하고,
Fast Pass에는 Coin이 들어가는 형식이다. (한국의 쿠키와 같다.)
코인의 가격은 10개에 0.99$, 50+2개에 4.99$, 100+8개에 9.99$이고
Fast Pass는 시리즈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5개. 즉 0.50%라고 보면 되겠다.
최근부터는 Fast Pass에는 7 코인으로 가격이 올랐는데,
Reddit 등의 커뮤니티에는 매우 짜증이 난다는 글들이 많이 쏟아지는 상태다.
기업이 소비자 가격을 올리는 것은 높은 점유율을 기반으로 배짱을 부리거나
해당 제품의 고급화를 통하지 않는 이상, 소비자의 반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제공하고 있는 웹툰의 작화를 높인다고 해도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드며,
컷 수를 높여서 양을 늘리고 개당 가격을 더 받는 것은 조삼모사일 뿐이다.
그렇다면 Youtube의 구독 방식을 가져와보면 어떨까?
웹툰의 장점 중 하나인 무료 회차를 모두 유료로 변경하는 것은 어렵고,
RIDI에서 제공하는 전자책이나 웹소설을 기반으로 한 웹툰 IP의 경우에
1 day, 7 days, 1 month, Annual 구독을 한 사용자들에게는
무료로 볼 수 있도록 새로운 채널을 개설하는 방법이 있다.
그리고 해당 채널의 도서와 웹소설, 웹툰을 모두 이용할 수 있게 하여
하나의 큰 생태계로 묶어버린다면?
도서나 웹소설은 하루 만에 읽고 치워버리는 형태의 콘텐츠가 아니다.
웹툰도 매일 업데이트되는 작품을 꾸준하게 소비하는 콘텐츠이고,
궁금증이 생긴 사용자들이 다른 콘텐츠를 같이 이용하게 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음악을 듣기 위해 소리바다 등을 이용해 본 사용자라면
매 번 음원을 사서 다운로드하고 기기에 넣는 것을 해봤을 것이다.
우리는 Apple Music, Spotify, 멜론 등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가 도입되고 나서도
음원을 사서 듣고 있는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Contents 생태계의 측면에서도 불법 다운로드로 저작권자가 고통받다가
구독 시스템이 도입되고 나서 적어도 스트리밍에 대해 정산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웹툰의 경우도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지 않고 불법으로 보는 경우도 분명 있으며,
구독 시스템을 적용하고 점차 늘려나간다면 웹툰뿐만 아니라
도서와 웹소설의 저작권자들의 환경도 같이 개선되게 된다.
우리는 위의 분석을 통해 주로 웹툰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10~20대라고 보았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은 구독하기 힘들지 않을까?
아래는 형지엘리트에서 조사한 2021 구독 서비스 설문 결과다.
- 부모님이 대신 부담: 43%
- 용돈으로 충당: 42%
- 아르바이트비로 충당: 13%
- 기타: 2%
한 달에 10$의 구독료는 부모님이 금액으로 부담해 주거나
용돈을 받는 내에서 직접 해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소위 말하는 Z세대가 구독 시스템에 더욱 친밀하다는 것.
이러한 내용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았을 때,
기존에 확보된 IP를 가지고 웹툰, 도서, 웹소설을 묶어 콘텐츠의 생태계를 만들고,
구독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작가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면,
RIDI도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웹툰에 구독서비스를 적용한 'Manta'